아끼는 노래가..

엊그제 화요일 오후조를 마치고 열시반쯤 회사를 나섰다.

억수같은 빗줄기였지만 다행히도 작은 우산을 가방에 갖고다녀서 (가방에서 안뺐다라고 읽는다) 어느정도 비는 피하여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같이 일하는 동료가 우산을 안가져 와서 정류장까지 데려다주고 내가 타는 버스 정류장까지 한참을 걸었다.

중간에 택시를 잡으려고 했지만 비오는 날에는 특히 택시 잡기 더 어렵고..

왼손에는 휴무이지만 몸살이 난 동생이 쪼꼬케이키를 먹고싶다는 말에 회사 델리에서 산 케이키와 빵 봉지가, 오른손에는 우산이, 오른 어깨에는 가방을 매고 강남역 수많은 사람에 치여 도로 중간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한창 귀가 시간이라 원래 사람많은 버스정류장이지만 그 위로 우산이 덮혀 두배는 더 벅차보였다.

겨우겨우 버스를 사람들 사이에 치여서. 우산 접고 가방에서 가까스로 지갑을 꺼내고.

버스에 올라 단말기에 띡! 그리고 자리에 서서 손잡이를 잡고 나니.

버스안에서는 브라운 아이즈의 '비오는 압구정'이 라디오에서 흐르고 있다.

온몸이 다 비에 젖고, 양손에는 무거운 짐, 습습하고 찝찝한 기분, 그런 상황 가운데 그 노래는 정말 GG-_-

그 순간 최악의 노래로 등극!

"오늘은.. 전화도 꺼놨나봐. 그대 목소릴 닮은 서운한 비만 오네~"

아..예 서운하죠. 지금 이순간만큼 비가 서운하고 원망스럽고 된장찌게 짜증지수 확 상승!

당분간 나 저 노래 안들을거 같아.

스타킹 신고 구두 신은 발은 빗물에 홀딱 젖고 찝찝하고, 가방매고 짐든 어깨는 빠질거같고,

정작 비오면 그대 생각 절대 안난다니깐.!

by  R    | 2009/06/11 01:55 | chitchat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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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유남권 at 2009/06/11 09:11
저게 집 안에서 창 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며, 빗소리만 들을때는 참 좋은 노래인데 말입니다;
Commented by  R    at 2009/06/12 01:10
정말 그날은 제가 좋아하는 윤건의 목소리도 깨물어주고 싶었을정도로...-_-후우..
Commented by serotinal at 2009/06/14 05:35
오우 나도 비슷한 경험으로 이 노래 안듣게 됐는데.
자세히는 기억 안나는데, 기분 꿀꿀한데 이 노래가 엠피쓰리에서 나오니까
신경질+짜증이 확- 나더라구! 그 후로는 안들어 -_-
Commented by  R    at 2009/06/14 12:39
맞어-_-게다가 나 요즘 완전 멜랑콜리 센티멘탈 센서티브 민감 예민 짜증 까칠의 극치를 달려서 그런지 몰라도-_- 하나라도 수 틀리면 완전 폭발해버려;; 오춘기라도 오나벼;; 질풍노도의 시기를 걷고있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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